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의 승무원이 달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54년 동안 지구 저궤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 공백이 올해 4월에 끝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4월 1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39B 발사대에서 아르테미스 2호가 이륙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4월 2일 오전 7시 35분이었습니다.
네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오리온 우주선은 열흘간 비행했습니다. 달에 착륙하지는 않았습니다. 달 상공 6,400~9,700km 지점을 지나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궤도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4월 10일, 오리온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에 착수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발사 | 2026년 4월 1일 (한국시간 4월 2일 오전 7시 35분) |
| 발사 장소 | 케네디우주센터 LC-39B |
| 발사체 | SLS (우주발사시스템) — 두 번째 비행 |
| 우주선 | 오리온 — 첫 유인 비행 |
| 임무 기간 | 10일 |
| 비행 방식 | 자유 귀환 궤도 — 달 착륙 없음 |
| 귀환 | 4월 10일, 태평양 착수 |
자유 귀환 궤도란 무엇인가
이번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입니다.
오리온은 달 주위를 돌지 않았습니다. 달의 중력을 이용해 저절로 지구로 되돌아오는 경로를 탔습니다. 엔진이 고장 나도 관성과 중력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궤도입니다.
첫 유인 비행에 이 방식을 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승무원이 살아 돌아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 아폴로 13호가 산소 탱크 폭발 사고를 겪고도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궤도 덕분이었습니다. 56년 전의 교훈이 그대로 적용된 셈입니다.
네 사람이 세운 기록
| 이름 | 역할 | 기록 |
|---|---|---|
| 리드 와이즈먼 | 사령관 | — |
| 빅터 글로버 | 조종사 | 지구 저궤도를 넘은 최초의 유색인종 |
| 크리스티나 코크 | 임무 전문가 | 지구 저궤도를 넘은 최초의 여성 |
| 제러미 핸슨 | 임무 전문가 (캐나다) | 지구 저궤도를 넘은 최초의 비미국인 |
아폴로 시대에 달 근처까지 간 24명은 전원 미국인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54년 만의 비행에서 그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캐나다인 핸슨이 탑승한 것은 상징적입니다. 아르테미스가 미국 단독 사업이 아니라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비행의 진짜 목적
달에 착륙도 안 하고 궤도도 안 돌았는데 왜 갔을까요.
오리온을 사람이 탄 상태로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2022년 아르테미스 1호는 무인 비행이었습니다. 사람이 타면 확인해야 할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생명유지 장치 — 산소 공급, 이산화탄소 제거, 온도 조절이 열흘간 정상 작동하는가
- 우주 방사선 — 밴앨런 복사대를 통과할 때 인체가 받는 선량은 얼마인가
- 통신과 항법 — 달 거리에서 지구와의 교신이 안정적인가
- 재진입과 착수 — 달에서 돌아올 때의 고속 재진입을 열차폐가 견디는가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지구 궤도에서 돌아올 때보다 달에서 돌아올 때가 훨씬 빠릅니다. 열차폐가 받는 부담이 비교가 안 됩니다.
다섯 번 미뤄진 발사
아르테미스 2호는 순탄하게 뜨지 않았습니다.
| 예정일 | 연기 사유 |
|---|---|
| 2026년 2월 5일 | 최초 발표 일정 |
| 2월 8일 | 날씨 |
| 3월 4일 | 연료 누출 |
| 3월 7일 | 마무리 작업 지연 |
| 4월 1일 | 헬륨 흐름 문제로 로켓을 조립동으로 회수 |
로켓을 발사대에서 조립동으로 되돌리는 일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한 이유는 사람이 타기 때문입니다.
누리호 5차 발사가 위성 추력기 문제로 미뤄진 것과 성격이 같습니다. 우주 발사에서 일정 연기는 실패가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K-라드큐브가 함께 갔다
여기서 한국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오리온 외에 큐브위성 네 기가 함께 실렸습니다. 그중 하나가 한국이 만든 K-라드큐브(K-RadCube)입니다.
| 항목 | 내용 |
|---|---|
| 크기 | 12U, 무게 19kg — 신발상자 정도 |
| 개발 | 한국천문연구원,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
| 운영 | KT SAT |
| 사출 | 4월 2일 오후 12시 58분, 고도 약 4만 km |
| 임무 | 밴앨런 복사대의 우주 방사선을 고도별로 측정 |
임무에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함께 실어, 고궤도의 강한 방사선 환경에서 국산 소자가 정상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주용 반도체는 지상용과 요구 조건이 다릅니다. 방사선이 메모리의 값을 뒤집어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검증에 성공하면 국산 부품이 세계 우주 시장에 진입할 근거가 생깁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신호는 잡혔습니다. 4월 2일 오후 2시 30분경 스페인 마스팔로마스 지상국에서 첫 신호가 포착되었습니다. 같은 날 밤 하와이 지상국에서도 신호를 받았지만, 정상적인 텔레메트리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관측 데이터 확보를 포함한 정상 교신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 약 6만 8,000km 거리에서 신호를 수신했습니다. 국내 큐브위성으로는 최장 거리 기록입니다.
- 정지궤도(약 3만 6,000km)를 넘어 신호를 받은 국내 첫 사례입니다.
- 민간 기업이 참여한 큐브위성이 국제 유인 탐사 임무에 동행했다는 선례가 남았습니다.
우주항공청도 관측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밝혔습니다. 성공이라고 부르기도, 실패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이 기록은 남습니다. 누리호가 1차 발사에서 3단 엔진 조기 종료로 궤도 진입에 실패했지만, 그 데이터가 2차 성공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심우주 통신은 한국이 이제 막 시작한 영역입니다.
아폴로에서 아르테미스까지
아폴로에서 아르테미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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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이후 일정은 계획이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자료: NASA, 우주항공청.

다음은 어떻게 되나
아르테미스는 단계별로 짜여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3호 — 2027년 중반 목표
이번에도 달에 가지 않습니다. 발사 후 SLS가 분리되고 오리온만 지구 궤도를 돌면서, 미리 대기하던 달 착륙선과 도킹하는 연습을 합니다.
착륙선과 우주선을 정확히 만나 결합시키는 것이 달 착륙의 핵심 난관입니다. 실패하면 달에 내린 사람이 돌아올 방법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지구 근처에서 먼저 연습합니다.
2028년 — 달 표면 착륙
실제로 사람을 달에 내려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NASA는 이미 아르테미스 3호의 핵심 부품인 코어 스테이지를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기며 조립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다음 — 달 남극 기지
아르테미스가 아폴로와 다른 점이 여기 있습니다. 아폴로는 갔다 오는 것이었고, 아르테미스는 머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핵심은 달 남극의 얼음입니다. 영구 음영 지역에 있는 얼음은 식수와 산소, 그리고 로켓 연료가 됩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라 이륙 비용이 훨씬 적게 듭니다. 달을 화성행 중간 기지로 쓴다는 구상이 여기서 나옵니다.
NASA는 그 너머로 2028년 말까지 화성을 향하는 핵추진 우주선을 띄우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왜 지금 다시 달인가
1960년대의 아폴로가 소련과의 경쟁에서 나왔듯, 이번에도 배경에 경쟁이 있습니다.
중국은 창어 계획으로 달 뒷면 착륙과 시료 회수를 성공시켰고, 달 남극 탐사와 유인 착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달 남극의 얼음이 있는 지역은 넓지 않습니다. 먼저 도달해 기지를 세우는 쪽이 유리해집니다.
다만 아폴로 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아폴로는 목표를 달성한 뒤 명분이 사라져 멈췄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자원과 기지라는 지속적인 이유를 갖고 설계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972년 같은 중단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보는 근거입니다.

짚어둘 것들
아르테미스 2호는 달에 착륙했나요?
아니요. 달 상공을 지나 돌아오는 비행이었습니다. 착륙은 2028년이 목표입니다.
K-라드큐브는 실패한 건가요?
관측 데이터를 얻지 못했으니 임무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국내 큐브위성으로는 가장 먼 거리에서 신호를 받았고, 정지궤도 밖 통신 경험을 확보했습니다.
한국도 달에 사람을 보내나요?
현재 계획은 무인입니다. 민간 주도의 달 착륙선 발사를 2030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임무 정보: NASA 아르테미스 계획 공식 자료
- K-라드큐브 운영 결과: 우주항공청, 한국천문연구원 보도자료 (2026년 4월)
- 후속 임무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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